중앙일보 2009년 3월 18일 수요일
' 고층빌딩 숲 미국에 서울의 멋 한옥이 자랑간다' 기사를 읽고: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534406
황두진씨는 건축가로는 처음으로 미국 5대 도시를 돌며 강연회를 열게 된다. 하버드대, 스미스소니언 아시아미술관,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UCLA 건축대학원, 워싱턴주립대에서 말이다. 황두진씨는 강연을 하기 앞서 자신이 직접 만든 짧은 동영상을 보여준다고 하는데 그 속에는 서울에 위치하고 있는 한옥들의 모습들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에 한국의 전통가옥인 한옥을 소개함으로서 한국 현대 건축의 새로운 경향을 내세우는 것이다.
황두진씨가 중요시 생각하는 것은 로컬리즘과 글로벌리즘이다. “많은 사람들이 서울을 대표 할 수 있는 풍경 무엇인가?”라고 물으면 주저 없이 서울을 대표하는 풍경은 높은 빌딩이 아니라 “서울은 3,4층 가량 낮은 건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고, 경사진 언덕도 많고 좁은 골목길이 많은 게 더 큰 특징”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강렬한 재료나 형태보다는 소박한 소재를 통해 역사, 자연 등 주변 경관과 어울려 공간적으로 풍부해질 가능성이 있는 곳이 바로 서울이라고 했다. 이런 특징을 가지고 있는 서울에서 그는 ‘서울 아니면 지을 수 없는 건물’을 글로벌 기준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나 또한 황두진씨와 서울의 대표적인 풍경에 대해 생각하는 바가 비슷하다. 서울의 현실은 고층 빌딩의 숲이지만, 경복궁과 같이 잘 보존되어지고 있는 곳이야말로 서울을 대표할수 있는 풍경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건축물을 지을 때 기존에 있는 것을 부시고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옛것을 보존하면서 새로 짓는 건물이 함께 잘 어울리도록 짓는 것이 정말 중요한 건축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서울엔 더 이상 건축물을 지을 자리가 없어서 옛 것을 부시고 그 자리 위에 새로 지을 수 있다는 것은 크게 잘못된 생각인 것 같다. 옛것을 보존하면서 그것과 잘 어울리게끔 새로운 건축물을 옆에 붙인다면 그만큼 보기 좋은 건축물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