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9년 11월 17일 화요일
'바깥 세상 부러워하던 눈들, 서울을 보기 시작하다.' 기사를 읽고: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3877976
요즘, 건축학, 역사학을 비롯해 일반인들까지 서울에 관련된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서양의 멋만 중요시 여기던 우리가 점차 우리만의 멋을 되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한양대학교 건축학부 서현 교수님이, 이 책들의 저자는 대부분 30대 중반에서 40대 후반이며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 많은 외국 도시를 경험했던 중년세대가 이제 우리 생활공간을 따져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씀하신 것에 의해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갑자기 서울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일까? 아마도 이것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닐 것이다.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의 것은 멀리 하며, 서양의 것을 중요시 하다가, 요즘에 한국의 멋을 찾으려고 하니 더 아름답고 의미가 있어 보이는 것인 것 같다. 바깥세상만 바라보던 시선들이, 점점 안쪽을 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멋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보존되어 있는 궁궐들, 세월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동네 골목길들이야 말로 서울,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명소가 아닐까? 사람들은 남들에게 자랑할 때 꼭 대단한 것들이어야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비록 작은 것이라도 그 속에 들어있는 의미와, 작은 것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단위체야 말로 꾸며지지 않은 그대로의 자랑거리가 되는 셈이다.
뒤 늦게나마 서양의식에만 매달려 있던 우리가 우리나라의 멋을 찾으려고 하는 마음가짐을 가진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나 또한 건축가가 된다면, 서양과 동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양면성을 모두 갖춘 건물을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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